의원총회 불복하며 출사표…울산시의장 선거 또 진흙탕 예고
국민의힘 이성룡 단일후보로 선출됐는데…김기환도 후보 등록
법원 '의장선출 효력 정지' 결정에 재선거 성사됐지만 내홍 그대로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법원의 '의장 선출 효력 정지' 결정으로 다시 치러지는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또 한 번 진흙탕 싸움이 예고됐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소속 시의원 총회를 열어 단일 후보까지 선정했지만, 이 결정에 불복한 다른 의원이 후보 등록을 강행하면서 파벌 간 갈등이 재현될 전망이다.
울산시의회는 12일부터 이틀간 의장 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국민의힘 소속 이성룡·김기환 의원이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국민의힘 울산시당 차원의 의원총회를 거쳐 의장 단일 후보로 선출된 이 의원에게 김 의원이 총회 결과에 불복하며 도전장을 던진 형국이다.
이달 1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19명이 전원 참석한 회의에서 이 의원은 10표를 얻어, 9표의 김 후보를 1표 차로 따돌리고 의장 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당시 울산시당이 두 후보에게 '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을 정도로 내부 단속에 신경을 기울였기에 이 의원이 단독 출마해 의장에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김 의원이 총회 결과에 불복해 의장 출마를 강행하는 돌발 변수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결국 이 변수가 현실화한 것이다.
의장 선거는 오는 18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치러진다.
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이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표를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총회에서 한 차례 패배한 김 의원은 무소속 1명, 더불어민주당 2명 등 총 3명을 규합해 본선 승리를 노릴 전망이다.
두 의원 모두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상대를 견제했다.
이 의원은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 의원은 현재 시의회를 파행으로 이끈 장본인 중 한명"이라면서 "그런 분이 또다시 의총에 불복하고 의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4개월 전 혼란으로 똑같이 돌아가자는 것인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의장 선거를 두고 소송이 진행 중인데, 재선거를 하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순조롭게 후반기를 넘겨주지 못한 책임을 지고 시의회 정상화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친다는 각오로 출마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의장 선거는 법원 결정에 따라 4개월여 만에 다시 치러지는 것이다.
지난 6월 25일 선거에서 이 의원이 당선됐는데, 이 의원을 뽑은 투표지 중 기표란에 중복 기표가 된 1장이 문제가 됐다.
당시 상대 후보였던 안수일 의원이 무효표를 주장하며 의장 선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국민의힘 중앙당이 의장 공백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재선거가 결정됐지만, 또다시 불거진 내홍으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적잖은 진통과 후폭풍이 예상된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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