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퇴출 위기' 틱톡, 입장 바꾼 트럼프에 마지막 기대
트럼프 "틱톡 금지 안돼"…'中 안보위협' 정치권 분위기가 걸림돌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내 사업권을 빼앗길 위기에 있던 틱톡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기업 바이트댄스를 모기업으로 둔 틱톡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전날인 내년 1월19일까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한다.
만약 기한 내 사업권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된다.
이는 지난 4월에 제정된 '틱톡 강제 매각법'에 따른 조치다.
1억7천만 명의 미국인이 사용하는 틱톡이 수집한 사용자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흘러갈 경우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연방 의회는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법안을 처리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했다.
틱톡은 위헌소송을 제기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미국 내 분위기는 틱톡에 불리하게 전개됐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2020년 대통령 재직 당시 틱톡에 대해 사업체 매각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틱톡 퇴출 여론에 불을 붙인 트럼프 당선인이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3월 CNBC 인터뷰에서 틱톡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틱톡을 금지하면 젊은 층이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틱톡 금지가 현실화할 경우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페이스북을 '국민의 적'이라고 규정하면서 "틱톡이 사라지면, 페이스북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용납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트댄스의 대주주이자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인 억만장자 제프 야스는 직접 트럼프 당선인에게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면 안 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스가 설립한 투자업체는 켈리언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을 틱톡을 위한 로비스트로 고용하는 등 트럼프 진영 공략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틱톡의 사업권 매각과 서비스 금지는 법에 규정된 조치이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도 의회의 협조 없이 이를 뒤집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회가 법 개정이나 폐지 등의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은 중국'이라는 틱톡 강제 매각법 취지에 대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처리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한 엘리스 스테파닉 연방 하원의원(뉴욕)도 이 법의 공동제안자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틱톡 강제 매각법에 대한 해법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나 구상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캐럴라인 리비트 트럼프 캠프 전국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압도적인 승리는 선거 공약을 실행하라는 국민의 의사표시"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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