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하던 美 SEC, 이제 조사받는 처지 되나?
불화 빚던 머스크 "한달에 한번만 사무실서 일한다며?"
가상화폐 업계, 백악관 가상화폐 자문위 참여 경쟁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내년 1월 20일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히자 몇 분 뒤 머스크는 "SEC가 한 달에 하루만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달았다.
기업이나 시장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공무원 수도 줄여야 한다는 계획을 밝혀온 머스크가 SEC의 근무 체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친(親)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비트코인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상화폐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이름도 자신이 적극 지지하는 가상화폐 이름과 같이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라고 지어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친가상화폐 정책을 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머스크는 수년 동안 SEC와 불화를 겪어왔다. 2018년에는 불법 자금 조성 혐의로 SEC의 조사를 받다가 벌금 2천만달러를 내고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또 트위터 인수를 앞두고 주식 매입 공시를 했다가 SEC의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SEC를 '공매도 강화 위원회'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내에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가상화폐 자문위원회에 참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브라이언 브룩스가 최근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으며,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도 트럼프와 대화했음을 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벤처기업 패러다임과 벤처 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가상화폐 부문인 a16z도 가상화폐 자문위 참여를 원하고 있다.
7월 콘퍼런스에서 트럼프의 연설을 주선한 비트코인 매거진의 데이비드 베일리 CEO는 "미국 가상화폐 기업들의 주요 경영진이 위원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자문위는 디지털 자산 정책에 대한 자문, 가상화폐 법안과 관련한 의회와의 협력, 트럼프가 약속한 비트코인 준비기금 설립, SEC·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재무부 등 기관 간 조율 등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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