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이어 프랑스도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족쇄' 해제 시사
佛 외무, BBC에 "레드라인 없다"…실제 사용 여부는 언급 안해
파병 가능성엔 "배제 않는다"…나토, 26일 우크라와 긴급회의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해 온 프랑스도 미국과 영국에 이어 '러시아 영토 공격 제한'을 해제했음을 시사했다.
영국 BBC 방송은 23일(현지시간)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자기 방어의 논리"에 따라 러시아에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로 장관은 "원칙은 정해졌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도 "레드라인(한계선)을 설정하거나 공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로 장관은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프랑스 미사일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사일은 스칼프(SCALP)로, 영국의 스톰섀도와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한 무기다. 양국이 공동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전투기에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작전반경은 250㎞에 이른다.
바로 장관의 말은 스칼프를 이용한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 타격을 찬성해 온 프랑스 정부의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미국과 영국의 미사일을 사용하고,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발사로 응수하면서 긴장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미국이 기존 입장을 바꿔 사거리 약 300㎞인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사용 제한을 풀었고, 이어 영국도 스톰섀도의 사용을 허가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19일과 20일 두 미사일을 연이틀 발사했고, 러시아는 21일 최신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헤이즐넛·개암나무)를 쏘는 것으로 응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처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오는 26일 우크라이나와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바로 장관은 "우리는 가능한 한 강하게, 오랫동안 지원할 것이다. 위험에 처한 것은 우리의 안보이기 때문"이라며 "러시아 군대가 1㎢ 전진할 때마다, 유럽을 향한 위협도 1㎢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군이 파병될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도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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